주가조작 ·자격증 변조…서울시는 역시 '복마전'

서울시 간부 공무원들의 비리 사건이 잇따라 불거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5일 주가조작을 통해 19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전 서울시 부이사관 이 모씨(58세)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씨는 2005년 1월부터 12월까지 코스닥 상장사 루보 등 5개 회사의 주가를 통정 매매 등을 통해 끌어올리는 수법으로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이상 거래 징후를 포착한 금융감독위원회가 조사를 시작하자 2005년 12월쯤 사직했다. 그러나 이씨가 업무와 관련해 취득한 정보로 주가조작을 벌인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공무원의 자격증 검증을 불러온 서울시 사무관 자격증 변조사건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어학성적.자격증 변조로 사무관 승진을 한 이 모씨(57세)에 대한 조사와 함께 전산입력 과정 등에서 다른 공무원의 연루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본청 공무원 5,091명이 제출한 워드프로세서 자격증 11,578건에 대한 1차 검증을 벌인 결과, 여러 건이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 대한상공회의소에 의뢰해 1차 검증을 벌인 결과, 10건 미만의 수 건이 실제 자격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자격증으로 승진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 한 자치구의 사무관은 평소 아는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가 적발돼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문제의 사무관은 근무시간에 시내 모텔에서 평소 아는 여성과 함께 시간을 보내다 현장을 덮친 본청 감찰반에게 덜미가 잡혔다.

도시계획 등 부동산 관련업무를 담당하는 간부 공무원들이 부동산 개발정보를 공개적으로 유출시킨 일도 발생했다. 서울시는 부동산 정보를 유출한 본청과 자치구 간부 등 4명을 징계했다.

이들은 외부 강사로 나가 수강생들에게 도시개발계획을 알려주고 부동산 투자를 권유하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으로 감사 결과 확인됐다.

지난 4월 경찰에 구속된 종로구청 세무공무원 김 모씨(7급,48세)씨는 세무종합전산망을 30차례나 조작해 납세자 10여명의 세금 3억원을 깎아주고 3,900만원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 노조 '내부 견제기능 약해 공직비리 만연'

이같은 공무원들의 잇따른 비리 사건에 대해 징계가 약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들 사건 당사자들이 어떤 징계를 받았는지 알 길이 없다.

서울시 인사과는 '주가 조작 간부 공무원과 부동산정보 유출간부 공무원 등 비리 사건 관계자들의 징계 결과에 대해 일체 알려줄 수 없다. 업무 규정상 인사위원회 결정 사항을 외부에 노출시켜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 측에서는 민선 이후 자치단체의 내부 견제기능이 약하기 때문에 자치단체 공직비리가 만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 서울시청지부 김경용 지부장은 '공직 내부의 견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공무원 노조가 부정부패에 대한 견제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하는 데 그렇지 못한 것도 한 원인이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