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연금개혁과 관련한 오해를 바로 잡습니다??”에 대한 논평

(행정안전부 공문)

씁쓸하다 못해 이제 공무원을 아예 바보취급하고 있는 행태에 대해 개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을 바로 잡겠다는 것인가? 오해라고 한다. 국민의 여론을 호도해온 것도 모자라 이제 아예 대놓고 공무원에게마저 거짓말을 시도하고 있다. 올해만 들어 4·26 총궐기대회 비바람 속 1만여 명과 5·3공무원노동자 총궐기대회의 3만 여명, 그리고 5·24 공무원연금 규탄대회를 준비하는 공무원노동자는 무슨 오해를 했기에 그 투쟁을 벌이고 있단 말인가!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지 않고, 잘못을 솔직하게 시인하지 않으며, 당장 눈앞의 위기만 모면하려는 행태를 비판한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부, 그 정부가 내미는 공문 몇 장으로 우리 공무원노동자를 우롱하려는 획책을 당장에 그만두기를 촉구한다.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공무원연금 재정적자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라는데 해결 방법이 옳지 않다. 가장 먼저 정부는 선량한 사용자로서 의무를 다해야 할 것이다. 2000년부터 납부하지 않고 있는 국가의 준비적립금을 법에 따라 정당하게 납부한 후, 다음 문제를 실제 당사자인 공무원과 함께 논의해야 순서가 옳을 것이다. 구조조정의 칼날과 박봉에도 노후보장이란 약속을 믿고 성실히 납부해 온 공무원들의 기여금을 정부가 가로채서 환율 방어용, 긴급 땜방용과 투자실수 등으로 무책임한 경영을 한 결과를 공무원에게 다시 떠넘기고 있다.

현재 [공무원연금제도발전위원회]에서 다양한 개혁방안을 놓고 검토 중에 있다고 선전하고 있으나 이미 개혁안의 윤곽은 드러나 있는 상태이며, 이제 공무원의 동향을 살피며 언제 통과시킬지 시기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안다. 개혁안의 논의 자체가 약속위반이다. 지난 2000년 연금법 개악 시에도(부담률 4.5% → 8.5%인상) 정부는 공무원연금 고갈 원인이 정부에 있음을 시인하면서 매년 국가예산을 통한 준비금을 약속하고 최소 20~30년은 공무원연금법 개정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었다. 스스로 세운 법과 약속도 지키지 않는 정부를 국민을 결코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연금을 받는 공무원과 그 비용을 부담하는 국민 모두가 조금씩 양보하여야 해결될 수 있는 어려운 과제라는데 국민과 공무원이 마치 서로 다른 나라의 국민인 냥 이간질을 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정부의 잘못을 공무원과 국민에게 떠넘기고 사회보장제도의 하나인 공적연금을 시장의 원리로 해석하려는 시도를 그만두어야 한다. 공적연금은 노후보장의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수단으로서 그 혜택을 논하지 않고, 예산과 재정을 따진다면 국가가 추진하고 있는 많은 사회복지정책은 다 무엇인가! 현재의 노동력이 있는 공무원이 아니라 늙어 자본시장에 내다 팔 노동력을 상실했을 경우 그 노후를 양보하라는 것은 곧 집단살인이나 마찬가지다.

우리 노동조합을 비롯한 제공무원단체는 무조건적인 제도 사수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문제점이 있다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개선을 논의하되 그 과정에 공무원의 대표조직인 공무원노조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단지 현재 재정이 열악하다는 이유로 수령액을 깎고, 개인부담율만 높인다고 공무원연금의 재정이 좋아질 것이란 거짓말은 이제는 그만둘 때도 되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공적연금은 어떠한 형태로든 정부의 부담이 있어야 진정한 사회보장제도일 것이며, 수익과 이윤을 내는 제도가 아니라는 것을 올바르게 알려야 할 것이다.

‘공적연금 전반에 대한 국가의 책임과 역할’을 ‘재정문제 해결과 형평성 문제 해결’로 몰아가는 것은 국가의 국민에 대한 노후 책임을 신자유주의 자본에 맡기는 무책임한 정책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국가를 위해 열심히 젊음을 바쳤는데 늙어서 노동력을 상실하니 내팽겨 치고, 공공부문 민영화 계획에 의해 국민의 건강권을 비롯한 기초생활권마저 자본시장 가판에 늘어놓으려 하고 있으니 초국적 거대 자본에 다 착취당하고 나면 국민은 어디에 의지해야 할 것인가!

우리가 밟고 있는 이 땅을 일구는 농업을 비롯한 교육, 수도, 전기, 가스, 의료보험, 공적연금, 노인복지, 사회복지 등은 절대로 수익사업이 아니다.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기초생활을 누리고 싶은 국민의 가장 원초적인 권리마저 국가가 보장해주지 않을 거란 절망감을 버리고 싶다. 다시 신뢰받고 국민을 섬기는 정부로 태어나기를 바란다.

/* 전남교육노조에서 퍼온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