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전보발령도 단체교섭 대상이다”
ㆍ법원, 임용권 관행 깬 첫 판결
다른 곳으로 전보발령을 내는 등 공무원의 인사교류 내용은
노조와 단체교섭을 통해 풀어야 할 의무교섭대상이라는 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인사문제는 임용권의 테두리 안에 있는 것으로 노조와 협의해서 정할
사항이 아니라고 보았던 기존의 관행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판결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정형식 부장판사)는 30일
공무원노동조합 전남연맹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노동행위 구제재심판정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전남 지역 7개
공무원 노조가 연합해 결성된 공무원노조 전남연맹은 지난해 3월 전남도를 상대로 인사문제 등에 대해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그러나 전남도청 측은
도청 내 게시판에 교섭에 관한 공고를 고지해놓고 기간 내에 교섭요구가 들어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교섭을 거부했다.
노조연맹은
지방노동위에 구제신청을 냈고 노동위는 “도청 측이 단지 게시판에 공고한 것만으로 교섭참여권을 보장하기에 적절했다고 볼 수 없다”며 구제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가 “연맹은 도청노조에게서 교섭권을 위임받지 않아 지위가 부적절하다”며 재심판정을 내리자 노조 측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공무원 교육, 시·군간 공무원 인사교류·징계문제 등은 소속 공무원들의 근무조건과 직접 관련된
사항으로 의무교섭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동안 인사교류 등의 내용은 임용권자의 고유권한으로 보아 단체교섭에서 배제되어왔다.
재판부는 “인사교류는 임용권에 속하지만 조합 소속 공무원들의 근무조건과 직접 관련되는 것”이라며 “임용권 자체를 제한하려는 것이
아니라 인사교류의 기준과 절차를 정하고자 하는 것이고 인사교류가 전남도지사 소속하에 설치된 인사교류협의회에서 정해지는 이상 의무교섭대상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장은교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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