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정치활동 족쇄’ 노·정 충돌 예고
ㆍ‘복무규정’ 초고속 개정… 인권위도 “바람직 안해”
‘공무원 복무규정’ 개정안이 공무원노조와 시민단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1일 입법예고된 지 한 달 만에 초고속으로 처리됐다. 내달 발족하는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통합노조)의 양성윤
위원장(양천구청)이 행정안전부의 징계요청으로 해임돼 통합노조가 격앙돼 있는 상황에서 공무원노조의 활동을 더욱 옥죄는 개정안이 통과됨으로써 향후
노·정 충돌이 예상된다.
국가인권위는 복무규정 개정안이 공무원의 정치적 활동을 규제하고 있는 현행법이 있음에도 추가로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를 일절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보고 최근 개정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현재 공무원 정치활동을
규제하는 법으로는 헌법,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 등이 있다.
헌법에는 공무원 정치 중립이 명시돼 있고 국가공무원법 제66조와
지방공무원법 제58조에는 “공무원은 노동운동이나 그 밖에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 행위를 해서는 아니된다”는 규정이 있다.
인권위는 복무규정 개정안에 대해 헌법과 관련법에 명시된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공무원의 정치 활동을 규제할 수 있는데도 하위법에
‘옥상옥’의 조항을 넣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행안부는 개정안을 국무회의에 상정하기 전 인권위의 권고를 받아들여 입법예고안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극히 일부분에 그쳤을 뿐이다. ‘개인·집단·연명으로 또는 단체의 명의를 사용해 국가기관의 정책 결정 및 집행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한 부분에서 ‘개인’만 삭제하고 최종안에는 거의 원안 그대로를 넣었다. 인권위는 개인과 단체를 떠나 복무규정 개정안이
공무원의 정치 활동을 현행법으로 규제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낸 것이지만 행안부는 이를 너무 좁게 해석해 몇개의 자구만 수정하는 데 그쳤다.
윤진원 통합공무원노조 대변인은 “개정안은 공무원에게 재갈을 물리기 위한 것”이라며 법 철폐를 위해 강도높은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최병태기자 cb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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