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L방식학교 운영 ‘곳곳에’ 암초

[출처:일간건설신문 2007.3.15]

이달부터 각 시·도별로 BTL(임대형 민자사업) 방식으로 신설된 학교들이 개교함에 따라 운영과정에서 빚어질 갖가지 문제점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개교 후 3년은 추후 BTL 운영에 대한 모델을 만들어가는 시기인 만큼 교육청과 컨소시엄의 이해가 대립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컨소시엄 내에서도 사업자의 경영·사회·금융적 변화에 따라 출자금의 조기회수, 사업포기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중재기관 설립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 역시 지지부진한 상태에 머물고 있다.

❑ 시설 인수인계 부실 우려

운영 초기 예상되는 문제점은 시공사와 운영사 간 체계적인 인수인계가 부실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시공사와 운영사의 시설물 인수인계는 운영 시작 2개월 전에 이뤄진다.

이 기간 동안 운영현장에 관리소장 및 시설기사 투입, 각종 도면 및 시설매뉴얼에 대한 교육 등이 진행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교 신설사업은 350~400일에 이르는 절대공기가 적용되기 때문에 시공사의 공기 준수에 밀려 운영사에 대한 인수인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공기준수에 밀리면 인수인계는 준공 이후 시설 하자점검업무에 집중하게 되고 초기에는 만족스러운 서비스의 확보가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울러 성과요구수준에 따른 효과적인 관리를 위한 현장책임자의 수급 역시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2005년(BTL 원년)에 고시된 사업들은 저가투찰에 따른 낮은 운영비 책정으로 인력수급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실제 대부분 건물관리 현장에서 책임자들의 초기 이직률은 3개월 내 최소 50％로 나타나 BTL 역시 이 문제를 피하기 힘들게 됐다.

❑ 사업자, 파손 부담 비합리적

현재 학교시설 및 비품 등이 파손됐을 경우 파손자를 알 수 없으면 컨소시엄, 즉 사업자가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업체들은 파손자가 불분명할 경우 야간 및 휴일에 파손되면 사업자가, 학과일정 중에는 교육청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야간 및 휴일에는 외부인의 침입에 의한 시설 손상 등이 예상되기 때문에 보안업무를 맡은 사업자의 부담이 명백하지만, 학과일정이 진행되는 낮 시간대에 발생한 파손은 학생 등 사용자에 의한 것이 많기 때문에 교육청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교실 등 실내는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CCTV 등을 설치할 수 없어 파손자를 알기 위해서는 학교의 적극적인 협조 또한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파손에 대한 보수작업을 언제 실시하느냐로 이어진다.

학교 운영 후 3년은 앞으로 20년 이상의 시설물 안전을 위한 하자보수가 집중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 업체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수업시간에 하자보수에 따른 소음, 진동, 분진 등이 발생할 경우 사용자의 서비스 제고에 중대한 저해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점들은 교육청, 시공사, 운영사들이 협의를 통해 일정을 관리하되 안전과 관련된 사항을 제외하고는 휴일, 방과 후 및 방학기간을 이용해서 처리하는 등 개선안이 도출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문제 해결방안 마련 시급

이밖에도 향후 인건비 부담, 초중고별·학급수별·학교성격별 표준 운영비 부재에 따른 운영비의 편차 등도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갑자기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에 대해 업체들은 정부가 준공 후 운영상 생길 충돌은 간과한 채 학교 시설사업의 규모에만 집착했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재정으로 시행되던 시설사업들이 한꺼번에 BTL 방식으로 고시돼 가까스로 참여는 했지만, 추후 발생할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이 없어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라는 것.

한 중견업체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BTL에 대한 불신 분위기가 팽배한데, 기획예산처 등에서는 매년 규모를 확대만 하고 있으니 난감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한 프로젝트매니지먼트(PM)사 관계자 역시 “아직 학교 BTL의 수익성에 대한 경험적인 증거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업체들을 이해시키기가 힘들다”면서, “BTL의 장기적인 목표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민간의 자본을 끌어오는 일이니만큼 추후 개선안과 함께 업체들을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한석기자 jobize@c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