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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청 민간위탁과 한미FTA |
[2007-04-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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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름 : 여기지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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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 민간위탁과 한미FTA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교육기관본부 서울교육청지부(준) 조합원
solidarity21c@daum.net
<조선일보>는 4월6일치 사설을 통해 한미FTA 협상 결과에 의료와 교육 분야가 제외됐다고 투덜되고 있다. 사실은 의약품에 대한 지적재산권 강화로 노동자 시민들의 약값 폭등이 예상되고 유전자조작생물체에 대한 검역 체계 완화로 국민의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현실을 외면한다. 또한 SAT 시험이 개방되고 경제개방구역에서 외국인 학교가 설립되고 있는 사실을 애써 눈 가리고 있다.
<조선일보>의 교육 시장 개방에 대한 환상은 이날 1면 기사를 장식한 영국 지역교육청의 사례에서 극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영국의 한 교육기업이 지역 교육청을 통째로 인수하여 운영하고 있다. 에듀액션이라는 기업은 2002년에 84개 초중등학교가 속한 지역 교육청을 인수하여 직접 수업과 학교운영에 간여하고 있다.
교육청의 민간위탁, 사유화는 공교육의 근간 자체를 흔드는 일이다. 기업이 교육청을 운영하게 되면 기업주의 이해에 따른 학교 교육이 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자본주의 체제 교육이라고는 하지만 제대로 된 인성 교육과 창의력 교육도 없이 미래 노동력을 양성하는 공장으로 학교가 전락해야 되겠는가 그리고 에듀액션은 5년간 모두 20명의 초중등학교장을 바뀌었다고 한다. 교장을 이 정도로 바꾸었다면 그 밑의 행정실장과 행정실 직원은 얼마나 구조조정 되었겠는가. 교육청 소속 교직원의 고용불안과 삶의 질은 악화되는 것이 뻔한 현실이다.
정부와 보수언론이 추진하는 신자유주의 교육과 한미FTA는 우리 사회에 경쟁을 심화시키고 공교육을 악화시킨다. 정부가 얘기하는 경쟁력 강화는 엘리트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고 돈없는 이들의 교육권리를 빼앗는 것이다.
벌써 BTL이라고 해서 학교시설을 민간위탁 건설, 운영하고 있다. 이에 투입되는 돈이 엄청나서 서울시교육청 부채 가운데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이것은 시작일 뿐이다. 학교 운영과 행정이 민간위탁으로부터 예외일 것이라고 생각하였다면 그것은 오산이다. 정부의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을 좌절시키지 않는다면 영국 월텀 포리스트교육청의 민간위탁은 우리의 현실이 될 것이다.
한미FTA를 막아내자. 그리고 신자유주의 교육 정책을 좌절시키자. 이것은 우리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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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기사를 덧붙입니다.
런던=김영진 특파원 hellojin@chosun.com
입력 : 2007.04.06 00:46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7/04/06/2007040600060.html
<조선일보>영국, 기업이 교육청 인수… ‘학교’ 대수술
영국 런던시 동북부에 위치한 검누런 벽돌의 월텀 포리스트(Waltham Forest)교육청 건물은 마치 오래된 공장 같다. 주변의 낡은 연립주택들을 드나드는 주민의 옷차림을 봐도 이곳이 저소득층 동네임을 알 수 있다.
주민 D 밀스(Mills)씨는 5년 전 자녀 진학문제로 속을 끓였다. 첫째 딸이 진학할 인근 중등학교 히스코트 스쿨은 학력 부진으로 폐교 위기를 맞았다. 이 지역을 관할하는 월텀 포리스트교육청 자체가 교육감사원(Ofsted)으로부터 ‘가망이 없다(No Hope)’는 판정을 받았기 때문. 그러나 지금은 180도 달라졌다. 히스코트 스쿨 12학년(고3)인 첫째는 대학 준비에 여념이 없고, 9학년(중3)인 둘째는 영재 교육을 받아 남들보다 2년 빨리 중등학교졸업자격시험(GCSE)을 통과했다. 밀스씨는 “모두 에듀액션(EduAction) 덕분”이라고 말했다.
에듀액션은 2002년 9월 84개 초·중등학교가 속한 월텀 포리스트교육청을 통째로 인수한 민간 회사다. 따라서 관할 84개 학교의 수업·운영에 에듀액션이 직접 간여하게 된다.
에듀액션이 애초 월텀 포리스트구(borough)의회와 교육청 인수 계약을 맺을 때 내건 조건은 교육감 등 학교 담당 교육청 최고위급 4명의 자리를 비워달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학교장 인사권이 있는 각 학교운영위원회에 대해서는 학력 향상이 부진한 학교장을 교체하도록 계속 요구했다. 이후 5년간 모두 20명의 초·중등학교장이 바뀌었다. 에듀액션은 대신에 매년 11월 우수한 교장과 교직원, 우수 수업을 선정해 ‘올해의 상’을 시상하며 학교 간 경쟁을 유도했다. 그 결과 관할 중등학교는 GCSE의 11개 과목 중 5개 과목이 60점 이상인 학생 비율이 꾸준히 올라 작년에 51%까지 늘었다. 2001년엔 43%였다.
배리 허솜(Hersom)씨가 월텀 포리스트교육청 관할 히스코트 스쿨 교장에 취임했던 2000년 학교는 정원 미달이었다. 신입생들은 ‘실패’ 평가를 받은 이 학교에 등록하기를 거부했다. 그러나 2년 뒤 에듀액션과 같이 일하면서 학교는 변했다고 한다. 허솜 교장은 “교육청 장학사들과는 달리 에듀액션팀은 문제점을 찾아 해결될 때까지 끈질기게 달라붙었다”고 했다.
에스나 컬린(Cullen) 영어 주임은 “에듀액션 전문가들은 학생 수준에 맞추는 수업의 노하우를 족집게처럼 짚었다”고 말했다.
히스코트 스쿨은 이 민간 교육회사로부터 교육서비스 외에 별도의 교육 프로그램을 구입했다. 예를 들어, 취업 예정자들을 위해 이력서 쓰는 법, 면접 요령, 옷 입는 방법 등을 가르치고 싶었는데 에듀액션이 가장 적절한 기업을 소개해 줬다. 매년 채용 전문가 40명이 이틀 동안 학생들을 지도한다. 고용분쟁 상담도 에듀액션이 담당한다. 허솜 교장은 학교의 체질을 바꾸는 과정에서 교사 24명을 교체했는데, ‘해고’란 극단적인 방법을 쓴 경우는 단 한 건이었다고 말했다.
어떻게 민간 교육 회사가 교육청 보다 학교를 더 잘 운영할 수 있을까. 에듀액션의 도움을 받은 또 다른 학교인 조지 미첼 스쿨의 헬렌 제프리(Jeffery) 교장은“민간회사는 경영마인드가 있고, 또 지역 정치인들의 여러 압력과 청탁에서 자유로워 개혁을 주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영국에선 교육청 12곳이 여러 민간회사에 인수돼‘외부로부터의’ 대대적인 수술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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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사설] 의료·교육, 문 닫아걸면 퇴보뿐이다
입력 : 2007.04.05 22:42
한·미 FTA 협상에서 의료와 교육 분야는 제외됐다. 우리 국민이 자녀 교육에 쓰는 돈은 국가 교육예산 30조, 학부모가 학교교육에 들이는 20조, 학원비·과외비 20조, 해외유학·연수비 10조원으로 어림잡아 80조원이다. 의료분야도 시장규모 35조원, 종사인력 55만 명이다. 두 분야를 합친 시장 규모는 GDP의 14%에 이른다.
미국에 유학 중인 한국 유학생(9만3700명)은 11억 인구의 인도(7만6700명), 14억의 중국(6만800명)에 앞선 세계 1위다. 미국으로선 그냥 두어도 미국에 찾아와 돈을 쏟고 가는 학생이 그렇게 많은데 굳이 한국에 미국 학교를 만들려 할 필요가 없다. 公共공공보험 위주의 한국 의료시장도 진료비가 싸게 묶여 있어 미국 병원들에게 별 매력이 없다.
FTA를 하자는 이유는 한국과 미국의 통합된 시장에서 경쟁을 거쳐 실력을 키우면 그 제품의 경쟁력은 그대로 세계 시장에서 통하게 되고, 국민에게도 값싸고 질 좋은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이다. 외국에서 돈 벌 기회도 많아지고 외국인 소비자도 끌어들일 수 있다. 의료·교육도 예외가 아니다.
싱가포르엔 프랑스 경영대학원 인시아드를 시작으로 미국 스탠퍼드·MIT·듀크·코넬 등 10여 개 명문대가 진출해 있다. 싱가포르는 캠퍼스 부지를 거저 주고 세금을 깎아주며 선진국 대학을 끌어들였다. 그 결과 인구 500만도 안 되는 나라에 외국 유학생이 5만이다. 싱가포르에 찾아가는 외국인 환자가 한 해 37만 명이고 그들이 쓰는 돈이 8억9000만 달러다. 우리나라는 5000만 달러 안팎이다.
우리의 의료·교육 분야는 평등 소리만 요란하다. 그 결과 우리는 똑같이 그렇고 그런 진료를 받고, 똑같이 그렇고 그런 교육을 받는다. 국민이 세계 첨단 의료혜택을 받고 남부럽지 않은 교육을 누리려면 의료·교육 시장도 개방해 담금질을 받아야 한다. 경쟁이 부담스럽다고 문을 닫아걸면 자식 공부시키려고 외국에 보내야 하고, 병 고치러 외국 병원 찾아다녀야 하는 신세를 면할 수 없다. 당장 5월부터 시작하는 EU와의 FTA 협상부터 의료·교육 시장 개방에 소극적인 자세를 털어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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