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요? 국감준비 해야죠"…공무원
귀성포기
국정감사 내달 5일부터 24일까지, 추석겹쳐 자료준비
분주
-국세청, 세무조사 재개도 업무부담
-최경환 장관, 4일 출근해 업무점검
-"차라리 시댁 안가
잘됐다" 얘기 나오기도
“이번 추석요? 국감 준비해야지 연휴는 무슨…”
이번 국회의 국정감사가 추석과 거의
겹침에 따라 공무원들의 귀성 포기가 속출하고 있다. 올해 국정감사는 10월5일부터 24일까지 이뤄진다. 이렇다 보니 공무원들은 내달 2일부터
4일까지인 연휴 기간 동안 바짝 국감 준비에 매달려야 할 형편이다.
또 여성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국감준비를 핑계아닌 핑계로 시댁에
가지 않아도 돼 “오히려 잘 됐다”는 얘기도 흘러 나오고 있다.
◇“국감에 세무조사에 정신없어요”=국세청 직원들은
이번 추석 연휴가 반갑지만은 않다. 연휴 자체가 짧은 데다 할일이 쌓여서 연휴 3일 내내 출근해야 할 형편이기 때문이다.
국세청
직원들에게 발등의 불은 오는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다. 국정감사는 지난해 10월9일과 비슷한 시기지만 추석연휴가 지난해는
9월13일~15일보다 늦춰지면서 그야말로 국감과 ‘쪽나게’ 생겼다.
터무니 없이 많은 의원들의 국감 자료 요청도 여전히 문제지만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노련한 질문을 던지는 의원들이 많다 보니 대비 자료를 마련하기가 만만치 않다. 또 백용호 국세청장 취임 이후 최대한 자료를
공개한다는 방침이기 때문에 이전처럼 ‘비밀보장’을 이유로 질의 자체를 거부하기에는 운신의 폭도 좁아졌다.
국세청 한 직원은
“얼마전 휴가는 잘 챙겨서 쓰라는 지시가 위에서 내려왔지만 내 할일이 산더미인데 쉴 생각은 꿈도 못 꾼다”면서 “3일 연휴 내내 꼬박 나와서
자료 준비를 해야 할 판”이라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지난 25일 실시된 로펌, 변호사, 학원 등 고소득 자영업자 1500명의
세무조사도 바쁜 연휴에 한몫했다. 또 상반기에 유예했던 세무조사를 얼마전 대대적으로 재개한 것도 조사 직원들의 부담을 가중시켰다. 국세청 2만명
직원 중 조사직원이 70~80%인 것을 고려하면 차례상 앞에서도 세무조사 자료분석에 고민할 법도 하다.
직원들이 못 쉬는데
장관인들 쉬는 마음이 편할리 없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6일로 예정된 국감을 준비하기 위해 일요일인 4일 출근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지경부의 대다수 간부급 공무원들도 이날 출근해 회의에 참석해야 하는 상황.
지경부 간부들은 앞서 휴일이었던 26일, 27일에도
청사에 나와 전략회의와 1급 간부회의 등에 참석했다. 7일 국정감사가 예정된 한국가스공사는 국감 필수요원에 대해 연휴 마지막 날인 4일 대기
지시가 내려졌다.
지경부 한 직원은 “장관이 나오면 국장이 출근할 수 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과장, 일반직원들이 줄줄이 나와야
한다”면서 “추석이라고 하지만 여유를 부릴 수 없어 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시댁 안가서 차라리
잘됐어요”=신종플루로 가장 치열한 국감이 예상되는 보건복지가족부도 연휴지만 연휴 기분이 나지 않는다.
신종플루 관련 부서만
바쁜 것도 아니다. 국감에서 크게 다뤄지는 분야가 아니더라도 완벽한 준비를 해둬야 마음이 편한 탓에 3일 내내 사무실에 출근할 것이라는 직원들이
많았다.
여성 비율이 높은 부처에서는 “아예 잘 됐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짧은 연휴에 시댁이나 친청을 방문하기엔 시간이 빠듯해
고민이었는데 국감이 이런 고민거리를 없애줬기 때문이다.
복지부의 한 과장은 "부모님이 지방에 계신다"며 "연휴기간이 짧은 데다
국감마저 겹쳐 아예 이번 추석은 (고향방문을)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중앙처 공무원은 "국감이 겹쳐서 차라리 잘 됐다
싶은 마음으로 시댁도 친정도 안가기로 했다"며 "매년 가을을 국감준비로 보내다 보니 어떻게 추석을 보내는 지도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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