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시장 친조카 임용 '논란'
한 명 뽑는 임용시험에 필기 없이 면접으로 선발
함께 응시한 유경력자
55명은 '들러리'?
경산시가 단 한 명을 뽑는
지방사무원(워드, 기능10급) 임용시험에서 필기시험 없이
면접으로 시장 친조카를
선발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다.
경산시의회 전석진(51) 의원은 최근 열린 시의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시는 7월초 1명을
뽑는기능 10급 지방사무원으로 최병국 시장의 친조카인 최모(30)씨를 합격자로 선발했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최씨와 함께 응시했다 탈락한
50여명의 상당수는 다년간 관공서 사무경력자들인데, 특별한 경력도 없는 최씨가 합격한 것은 특정인을 합격자로 내정하고 특별임용이라는 요식행위에
다른 응시자들을 들러리로 세운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 의원은 필기시험을 치르지 않아도 되는 제한경쟁
특별채용의 문제도 지적했다.
시가 필요하면 제한경쟁 임용을 할 수 있지만, 이 경우에는 전문성 확보를 위해 자격증이나 근무경력 등에
있어 특별한 조건을 요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채용에서는 초ㆍ중학생도 취득하는 워드 2급 또는 컴퓨터활용능력 3급 이상자격증
소지자로 별다른 제한을 하지 않았고, 응시자 전원이 서류전형을 통과하는 있으나
마나 한 제한이었다. 결국 면접관의 주관이 크게 작용할 수 있는 면접에서 당락이 결정된 셈이다.
앞서 경산시는 6월10일 지방사무원
1명과 운전원 1명 등 기능10급 3명을 제한경쟁특별임용으로 선발한다고 공고한 뒤 서류전형과 면접을 거쳐 7월 초 합격자를 발표했다. 당시
지방사무원에는 최씨 등 무려 56명이 지원했고, 상당수는 경산시에서 일용직이나
무기계약직 등의 신분으로
사무보조원으로 근무해 온 현직으로 이 중에는 10년 이상 경력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의원은 "이번 제한경쟁특별임용에서 최소한 지방사무원 만큼은 채용형식의 취지를 망각한 처사"라며 "탈락자들이
대부분 현직 무기계약직들이 많아 이렇다 할 문제제기를 못하지만 투명한 공직사회 구현을 위해 채용의 전 과정을 낱낱이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선 지자체 관계자들은 "9월 26일 경북도 위탁 채용 필기시험도 있는데, 워드 요원을 굳이 그렇게 급하게, 공정성
논란을 야기하면서 채용했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기능직도 예전과 달리 위상이 높아져 경쟁이 치열하고 채용과정에 작은 의혹만 제기돼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앙부처는 관련법을 개정해 기능직의 일반직 전환을 추진중이고, 지자체도 기능직의 승진 직급을 올리고
업무도 과거 타자나 워드, 급여계산과 같은 특정 기능업무에서 일반행정직과 같은
업무를 맡기기 시작해 '공시생'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경산시 인사위원회 관계자는 "면접관들의 점수와 자격증 등을 고려해 최씨를
합격시켰고, 임용과정에 시장 조카라는 사실은 몰랐다"고 주장했다.
김상일 M+한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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