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평가 결과 따라 특별교부금 차등
지급”
13년 만에 처음 공개된 시·도 교육청 종합평가 순위는 사실상 교육감의 ‘성적표’다. 지방의 ‘교육
소(小)통령’으로 불리는 교육감의 리더십과 정책을 점수로 매겼다는 점에서 학생·학부모·교사들의 관심도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평가 결과는 내년
6월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교육감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부산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현 교육감이 내년 선거에 다시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내년부터 5월께 시·도별 종합순위를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5~6월 평가해
6월 말 결과를 내던 일정을 앞당겨 3~4월 평가를 실시해 5월 중 결과를 발표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최우수·우수 교육청만 발표하지만 내년부터는
시·도별로 순위를 모두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숙명여대 송기창(교육학) 교수는 “내년 교육감 선거 전에 성적표가 공개되면 유권자들의
선거 관심이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교육감 성적 어떻게 매겼나=교과부는 교육전문가 30명으로 평가위원회를 구성, 서류와
현장방문을 통해 2개월간 평가했다. 고객만족도는 외부 기관에 의뢰했고, 청렴도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측정 결과를 반영했다.
5개 평가
분야(총 1000점 만점) 중 학교 교육 내실화 분야는 학생·학부모의 피부에 와닿는 정책에 대한 평가가 많았다. ▶기초학력 향상 지원 ▶방과후
학교 활성화 ▶영어교육 질 제고 ▶사교육비 절감 등 세부 항목별로 점수가 매겨져 교육감들이 어떻게 학생 실력 끌어올리기 노력을 하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잣대가 됐다. 광역시 단위에서는 부산이 교육과정 운영 및 학력 향상과 사교육비 절감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5년 연속 종합 1위를
했다. 그 결과 지난해 전국 학업성취도 평가와 수능 성적에서도 1등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 교과부 관계자는 “모든 지역의 종합평가
순위를 학생들의 성적과 결부시키는 것은 무리”라면서도 “부산은 그간의 교육투자가 서서히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설동근 부산시 교육감은 “학교 현장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정책을 선택해 예산을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부산시 교육청은 지난해 최초로 교장 평가를
실시했고, 2007년부터 미국 공립학교와 교사 교류를 하고 있다.
7개 광역시 중 2006년 순위(미공개 자료 본지 입수)와 비교해
경쟁력이 높아진 곳은 대전과 울산이었다. 각각 4위에서 2위, 6위에서 4위로 상승했다. 반면 서울은 3위에서 5위로, 대구는 5위에서 7위로
경쟁력이 뒷걸음질했다. 공정택 교육감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서울은 학교운영 자율성과 고객만족도에서 최하위 평가를 받았다.
대구는 학력 향상과 사교육비 절감 노력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9개 광역도 평가에서는 강원도가 5위에서 1위로 껑충 뛰었고, 전남도는
8위에서 5위로 좋아졌다. 강원도는 교육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뒤처졌던 학생들의 실력이 오를 것으로 기대됐다.
◆교육서비스 경쟁
치열할 듯=교과부는 이달 말부터 교육청에 취약 분야 컨설팅을 해줄 계획이다. 교과부 최은옥 학교정책분석과장은 “교육청을 서열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다른 교육청의 장점을 배워 취약한 부분을 보강하도록 하는 데 평가의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대 이성호(교육학) 교수는 “평가 결과 공개가
지역교육청 간 교육서비스 경쟁을 자극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지역별 학업성취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9개 도 교육청 중
최하위를 한 전북의 김찬기 부교육감은 “교과부의 컨설팅을 받아 연말까지 과제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현목·이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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