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2008. 4. 29./쿠키뉴스

[지역교육청 폐지] 시민단체·지역교육청은 ‘발칵’… “의도 옳지만 지자체 개입안돼”

교육과학기술부가 지역교육청을 폐지하고 지방자치단체에 이양하려는 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29일 전해지자 시·도교육청은 물론 지역교육청과 교육단체들은 발칵 뒤집혔다. 이들은 새 정부가 대입과 학교 자율화를 내세우면서 속으로는 일선 교육기관을 통제하려고 한다며 반발하는 한편 대책을 논의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오전 경주에 모여 학교자율화 후속대책을 논의하고 교육지원센터 관련 대응책을 모색했다. 한 지방 시교육청 관계자는 "원래 학교자율화 추진 계획의 후속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였는데 지역교육청 해체 소식을 듣고 관련 논의를 함께 진행했다"고 말했다.

전국교육기관노동조합연맹(이하 교육노조연맹) 소속 노조위원장들도 다음달 2일 오후 서울 당주동 연맹 사무실에서 연석회의를 열고 공식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공무원노조 전종근 위원장은 "지역교육청에 문제가 있다고 전면 해체하자는 식의 발상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교육노조연맹은 연석회의 뒤 국회 교육위원회를 항의 방문하고 지역교육청 해체 계획이 철회될 때까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방침이다.

일선 지역교육청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 지역교육청 교육장은 "교육 서비스의 질을 높이려는 취지에는 찬성하지만 선출직인 단체장이 교육현장을 장악하게 될 경우 부작용이 심각할 것"이라며 "또 교육감과 센터장의 역할이 충돌하는 등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교육지원센터의 도입을 주장해 왔던 교육단체들도 비슷한 입장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만중 정책실장은 "지난 25일 임해규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 10명이 발의안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개정안에 따르면 교육지원센터의 조직 운영 및 구성을 시·도 조례로 정하도록 했다"며 "다행히 교과부 검토안과 달리 지자체의 개입 등이 명시돼 있지 않지만 예산지원을 지자체가 하도록 돼 있는데다 지방의회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김동석 대변인은 "관치 위주의 행정기관에서 탈피하려는 시도는 옳지만 지자체 개입 등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교육지원센터 도입과 관련해 아무것도 확정된 것이 없다"며 "개정안이 발의된 만큼 교육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정부의 입장을 정하고 시행령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해명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