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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외친 '촛불 1년'이 지난 지금 이명박 정권의 공포정치가 극단을 달리고 있다. 많은 이들이 87년 체제의 종언과 함께 역사의 후퇴를 우려하고 있다.

'이념'보단 '실용'을 강조하면서 당선된 이명박 정부는 지난 해 촛불 정국을 거치며 우경화 이념·정책을 국정의 중심축으로 삼고 있다. 법인세인하, 상속세 폐지, 종부세 감면, 최저임금 인하, 비정규직 기간 연장 등 재벌과 자본가, 1%의 특권층만을 위한 국가 경제 운영체제를 구축해 가고 있으며 공공부문 민영화, 교육·의료의 상품화를 비롯한 국가 정책 전반을 대대적으로 뜯어고치고 있다. 민주노총 김성란 기획국장은 '과거 독재정권이 물리적 탄압을 펼쳤다면 이명박 정부는 신자유주의적이고 파쇼적 법·제도라는 시스템적 탄압을 지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경제위기 상황에 불안감을 느낀 다수 국민이 정부의 역할을 기대하면서 우경화 정책에 유보적 입장을 취하면서 이명박 정부의 공포정치는 탄력을 받고 있는 추세다.

이명박 정부는 '파쇼적 시스템'을 거부하는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한 진보진영에 대해선 전방위적 탄압을 펼치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한편으로 이명박 정부는 '파쇼적 시스템'을 거부하는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한 진보진영에 대해선 전방위적 공안탄압을 펼치고 있다. 촛불집회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처리, 미네르바 구속, 용산 참사 철거민들에 대한 사법처리, 다양한 MB악법 제정 움직임에 이어 언론인들의 잇따른 체포 사태로까지 나아가고 있다. 촛불 집회의 핵심 단체인 참여연대와 한반도 대운하를 반대한 환경운동연합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벌이고, 불법시위 전력 단체에 대한 국고보조금 중단·회수 입법화, 방송통신위원회의 집회·시위 참여 시민단체 조회 등이 진행되고 있다.

'각개격파될 것인가, 투쟁으로 하나가 될 것인가'

상황이 이렇다보니 요사이 진보진영 내에서 강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바로 '연대투쟁'이다. MB식의 1%부자공화국 만들기에 대한 비정상적인 집착과 신념 앞에서 생존의 안전지대가 완전히 없어진 노동자, 학생, 서민, 시민사회들이 자연스럽게 '연대'라는 대명제로 모여들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에 의해 각개격파 당할 것이냐, 투쟁으로 하나가 될 것인가의 갈림길에서 찾은 답안인 것이다.

민주노총이 '사회연대전략'을 내걸고 119주년 5.1 노동절을 시민사회 등과 함께 치러낸 것도, 그리고 민주노총의 이같은 제의에 500여개가 넘는 시민사회, 학생 단체들이 화답한 것도 이같은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민주노총 김성란 기획국장은 '노동절 조직위원회의 규모를 봐도 알 수 있듯 계층 속에서 굳건한 연대를 모색하자는 합의가 확대되고 있다'며 ''각자로는 해결할 수 없고 각개약진으론 한 치도 못나간다'는 것이 촛불 이후 정부의 탄압 행태를 겪고 내린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촛불시민연석회의 회원인 '자유아빠'도 '지난 해 촛불시위에 나갈 때만 해도 '민주주의를 사수하자' 정도의 생각만 했다'며 '촛불정국 이후 정부가 밀어부치는 'MB악법'과 진보세력에 가해지는 각종 공안탄압을 보면서 노동자, 농민, 자영업자 등 다 모여서 '갈아엎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절박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차이를 넘어 하나로..질 높은 연대 절실'

요는 연대를 무엇을 중심으로, 어떻게 만들어가냐는 것인데, 이는 여전히 '복잡한' 줄거리다. 민주노총의 한 간부는 연대투쟁을 강조하면서도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게 연대사업'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참여연대 김민영 사무처장은 '연대해야 한다는 당위적 요구는 분명한데 어떤 방식, 무엇을 중심으로 놓을 것이냐는 것에 대해선 많은 생각의 차이가 있다'며 '어느 한 세력이 가자고 갈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실제 '강고한 연대'를 방해하는 걸림돌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대부분 상호간의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하는데서 종종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

최근 대표적인 사례가 용산범대위를 꾸리는 과정에서 벌어진 빈민노동단체 등을 중심으로 한 단체들과 시민사회단체간의 불협화음이었다. 전자는 '정권퇴진'을 요구조건으로 내세웠고, 후자는 '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며 입장차를 드러내다가 결국 시민사회단체들은 범대위 불참을 선언했다.

저간의 사정에 밝은 인사는 '용산범대위를 꾸리면서 일부 단체들이 패권적 입장을 취하면서 시민사회단체들에 대해 배타적인 태도를 보였던 게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사회단체들이 결합을 하지 않은 것도 평가해야 할 지점'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 안진걸 민생희망팀장은 '자기 단체 중심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지만 각자가 자기 단체만 생각하면 대한민국의 민생과 민주는 죽을 수밖에 없다'며 '압도적인 물리력을 가진 이명박 정부에 맞서 서민의 삶을 지키기 위해선 입장차를 넘어 광범위하고 통크고 질높은 연대 투쟁을 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한국진보연대 정대연 집행위원장은 '아래로부터 정파를 뛰어넘어 국민적 합의를 만들어가는 노력이 바탕되지 않는다면 연대가 실현되기도 어렵고, 실현되더라도 힘을 받지 못한다'면서 '조직된 역량들은 국민주권 시대에 맞게 복무하려는 행동이 있어야 범국민적 연대전선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김성란 기획국장도 '조직대오는 대중 위에 군림하는게 아니라 결합하고 지원하고 복무하는 관점, 즉 낮은 자세이지만 높은 책임성을 가지는 연대의 형식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노동자, 서민, 학생, 시민사회, 네티즌 등 제세력들은 1일 노동절 범국민대회조직위에서 발표한 10대 요구안을 중심으로 힘을 모아간다는 방침이다. 10대 요구안의 내용은 다양하지만 크게 노동자·서민 생존권, 민주주의 실현, 남북관계 발전 추진 등의 내용을 함축하고 있다.

소통과혁신연구소 정성희 소장은 '서민경제 살리기를 위주로 민주주의 유린에 대한 투쟁을 거족적으로 하되 이명박 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을 심판하는 것을 결합시켜서 진보대연합 전선으로 가면 국민적 역량을 조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촛불 1년, 차이 넘어 질 높은 연대로 공안정치 넘어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