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버투데이 2006-05-23 20:20>

지난 1월말, 공무원노조특별법 시행 이후 전국공무원노조(위원장 권승복·공무원노조),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위원장 박성철·공노총) 등 양대 공무원단체가 설립신고 거부 또는 한시적 유보 방침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교육기관 공무원노조 단체들이 설립신고를 주도하고 있다.
22일 현재, 노동부가 집계한 ‘법내’ 공무원노조단체는 유보 결정이 난 1곳을 포함해 총 26곳. 이 중 17곳이 교육기관 공무원노조들이다.
특히 지난 16일에는 공노총 계열의 교육기관 공무원노조단체 9곳이 모여, ‘전국교육기관 공무원노동조합연맹(교육연맹)을 설립했다. 교육연맹의 조합원은 1만3천명 정도. 교육연맹은 연내에 6만명의 조합원을 모을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이처럼 교육기관 공무원들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설립신고를 낸 첫째 이유는 행정, 사무, 운전, 보건 등 15개 직열로 이뤄진 복잡한 구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설립신고 현황을 봐도 교육기관 기능직 공무원들과 행정직 공무원들이 각각 노조를 설립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노조 명칭의 선점문제, 조합 사무실 사용 문제 등으로 갈등이 벌어진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종기 교육연맹 사무총장은 “공노총이 9월 ILO 아시아태평양 지역총회 이후에 설립신고를 낼 것으로 결정했지만, 직열별로 분리되고 있는 교육기관 공무원들을 하나의 조직으로 모아내기 위해 서둘러 연맹의 설립신고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일선 학교 내에서 이미 노조를 운영하고 있는 전교조와 업무, 수당문제로 인한 소외감도 서둘러 설립신고를 낸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이철연 위원장은 “전교조의 합법화 이후 (기존 교사들이 담당하던) 업무의 상당부분이 행정실로 이관됐고, 교사들이 받고 있는 수당 중 많은 부분에서 교육 공무원들은 소외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2일 노동부의 유권해석을 통해 기존 노조가입 대상이 아니었던 일선 학교 행정실장 중, ‘1명이 근무하거나 소수의 기능직 공무원과 함께 근무하는 경우 다른 공무원의 업무 수행을 지휘·감독하는 자’로 보기 어려운 만큼 노조 가입을 제한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약 4,800명 정도의 교육 공무원의 단결권이 추가로 확보된 것도 교육기관 공무원 노조단체의 설립신고을 쉽게 만들어 준 것으로 보인다. 
한편, 노조 설립신고를 거부하고 있는 공무원노조의 김백규 교육기관본부장은 “특별법 자체에 문제가 있는 만큼 공무원노조 교육기관본부는 설립신고 거부를 계속 지켜갈 것”이라면서 “공직사회를 개혁하고, 올바른 노조를 만들기 위해선, 쉽게 정부정책에 끌려가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5월22일 현재, 설립신고를 낸 26개 공무원노조의 조합원은 2만3천여명이며, 공노총의 법내노조 전환시기인 9월 이후에는 설립신고를 하는 공무원 노조단체의 수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