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부공무원노동조합> 노동조합이 공공의 적이란
말인가?
"소방공무원의 노동기본권 무시하는 헌법재판소"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독소조항으로 가득한 'MB악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혈안이 된 상황에서,
대한민국 헌법의 최후보루라 할 수 있는 헌법재판소마저
민주주의의 기본원리에 어긋난 졸속판결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특히 5급 공무원과 소방공무원의 노동조합 가입 금지 규정에 대해 내린
합헌 결정은 노동조합을 사회질서의 파괴자요, 공익실현의 저해요소로 여기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5급 이상이거나 6급 이하 공무원 중 지휘감독권을 행사하는 자는 노조에 가입할 수 없다는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에 대해 합헌결정을 내리더니, 5일에는 소방공무원을 노동조합 가입대상에서 제외한 법률 조항에 대해서도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렸다.
헌법재판소가 발표한 판결근거는 상식적인 수준에서도 납득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소방공무원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면 사회적 폐해가 너무 크기 때문에 노동조합 가입을 금지시켜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헌법재판소가 노동기본권의 보장과 '공익'이
배치된다는 그릇된 인식을 갖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민주 사회에서의 '공익'이란 추상적인 사회 발전을 빌미로
개개인의 구체적인 이익을 희생시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 개개인의 구체적인 이익을 통해 사회 전체의 발전을 도모한다는 개념이다.
바로 이런 점에서 헌법재판소의 판결들은 추상적인 '사회적 폐해'를 근거로 개개인의 구체적인 권리를 무시하는 왜곡된 논리의 소산일
뿐이다.
더욱 큰 문제는 이와 같은 논리로 특정 집단의 권리가 무시되기 시작한다면, 이는 곧 '사회'와 '공익'이라는 명분아래
모든 사회구성원의 권리가 짓밟히는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헌법재판소가 내놓은 또 다른 판결에서 알 수 있듯이
현재 우리나라의 공무원 노동조합에는 단결권과 단체교섭권만이 허용되었을 뿐, 단체행동권이 허용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5급 이상 공무원과 소방공무원의 노동조합 참여가 어떻게 '사회적 폐해'를 불러온다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화마와 사투를 벌이는 소방공무원들이 조금 더 나은 근로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사회적 폐해'요, '공익'의 적이라면 과연 헌법재판소가 말하는 사회는 누구의 사회이며, '공익'은 누구의 이익을 말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민주주의의 위기는 소수의 부당한 이익을 위해 다수의 정당한 권리가 침해될 때 찾아온다. 그러나 누구보다도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할 헌법재판소가 1% 강부자들의 이익은 충실히 대변하면서, 대다수 노동자들의 권리를 무참히 짓밟는 현실은 이미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좌시할 수 없는 위기에 처해있다는 사실을 말해줄 뿐이다.
2009년 1월 7일
행정부공무원노동조합
(끝)
출처 : 행정부공무원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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