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76만원 세대’ 양산하나
-행정인턴 일급제 선택 땐 하루 3만8000원 지급-
-88만원 세대보다 더 적어…일부선 합격 후 출근 안해-
정부 부처에
채용된 행정인턴들은 급여를 일급제로 받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2월에는 급여로 76만원을 받게 된다. 정부 부처가 행정인턴들에게 지급하는 일급
월정액이 3만8000원인 데다 2월에는 근무일이 20일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20대 비정규직들이 받는 월평균 88만원보다도 적은
액수여서 정부가 이른바 ‘76만원 세대’를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행정인턴 임금 가이드라인으로 월평균 급여는
최저임금보다는 많지만 100만원 이하로 지급하고, 정부 부처 상황에 맞게 행정인턴제를 운영할 것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급여 지급 방식은
행정인턴들의 요청이 있으면 일급제(하루 일당 3만8000원)나 월급제, 시간제 가운데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일급제를
선택한 행정인턴은 주 5일 기준 법정근로일이 20일인 2월에는 76만원을 받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행정인턴들이 취업준비 등을 이유로 일급제를
원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행정인턴들의 편의를 최대한 봐준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정한 일급
3만8000원은 올해 최저임금인 월 3만2000원(8시간 기준 시간당 4000원)보다 6000원 많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물가정보지에 나온
일급을 참조해 확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국무총리실은 다른 정부 부처보다 많은 일급 4만원으로 책정했다.
월급제를 선택한
행정인턴들의 급여는 주 5일 근무(주 40시간 근무)에 월 최저임금 기준인 83만6000원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정부 부처는 주 5일 이상 근무
등 조건을 달아 월 90만원 안팎의 급여를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주 44시간 기준으로 법정 월 최저임금인 90만4000원을 고려한
것이다.
행정인턴 채용 공고를 기준으로 할 때 기획재정부는 인턴 급여로 월 98만8000원을 제시했다. 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는
일급은 3만8000원, 월급은 약 90만원 수준이라고 명시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일급 3만8000원 또는 월 98만8000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처럼 급여가 많지 않다 보니 높은 경쟁률을 뚫고 행정인턴으로 채용됐지만 출근을 하지 않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5명 모집에 180명이 지원해
36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던 공정위의 행정인턴 가운데 4명만 출근하고 있다.
공무원노조 이언구 중앙행정기관본부장은 “행정인턴
5명의 임금이면 정규직 1~2명을 뽑을 수 있다”며 “정부가 이런 식으로 행정인턴을 채용하면 민간기업에서도 정규직 채용보다는 최저임금을 활용해
비정규직 채용을 늘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항닷컴] 박병률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