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장 비난 글 인한 공무원 파면…파문
확산
광주지방국세청이 한상률 전 청장에 대한 비판 글을 내부 통신망에 올린 나주세무서 6급 공무원을
파면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징계권을 남용한 ‘과잉 처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광주 지역 시민단체 등은
‘내부 고발자’에 대한 보호를 위해 광주지방국세청 등을 상대로 기관 제소 등의 방법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사건의 발단은 광주지방국세청이 12일 징계위원회에서 국세청 내부 통신망에 한 전 청장에
대한 비판 글을 올린 나주세무서의 김모 씨에 대해 파면 결정을 하면서부터다. 징계위는 “김 씨가 항간의 소문에 불과한 허위 사실을 내부 통신망을
통해 유포했다”며 김 씨가 글을 게시한 것이 형법상 명예훼손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국가공무원법과 공무원행동강령의 ‘공무원 품위 유지’ 조항을 위반한 행위라 판단했다. ‘파면’은 공무원 신분을 박탈하고 퇴직금과 연금도 받을 수 없게 하는
최고 수위의 징계 처분으로, 사실상
공직자에 대한 ‘사형 선고’나 다름 없는 일이다.
그러나 일반인이 접근할 수 없는 내부 통신망에 올린 글 한 편 때문에 공무원이 파면까지 당해야
한다는 것을 두고 최소한의 언론 자유마저 규제하려는 과도한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광주지방국세청이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본청과의 교감을 통해 정치적으로 징계 수위를 결정했다는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당장 광주지역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김 씨 징계 문제를 공직 사회 내부 고발자 보호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해나가겠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명성기구 광주ㆍ전남본부는 김 씨 징계 문제를 국민권익위원회와
인권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했다. 12일 광주지방국세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공직사회에서 내부 고발자를 적극 보호하고 있는 추세에 비춰 이번
김씨에 대한 징계는 상식을 벗어난 권한 남용”이라는 주장이 빗발쳤다. 15일께에는 광주지역 시민단체 및 공무원 노조 등이 모여 공식적인 대응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김 씨도 “한 전 청장이 의혹을 스스로 나서서 국민에게 밝히고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고 파면 처분까지 받아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다”며 행정안전부에 소청심사 절차를 진행한 뒤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행정소송을 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광주지방국세청의 과도한 처분이 오히려 국세청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 거세지는 계기가 될
지, 후폭풍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대우 기자/dewkim@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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