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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교육청이 안민석 민주당 국회의원에게 건넨 초빙교장제 현황 자료. 빨간 줄 친 곳이 장학사(관)가 진출한 학교다. |
| ⓒ 윤근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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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인사비리 대안으로 확대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초빙형 교장공모제'(이하 초빙교장제)가 참여정부 시절의 도입 취지를 잃어버린 채 왜곡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서울시교육청(이하 시교육청)이 시행한 초빙교장제를 통해 지난 3월 1일자로 교장이 된 67%가 단독 후보였던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무경쟁 당선 현상은 학교운영위원회에서 공개경쟁을 통해 교장을 뽑도록 한 공모제의 도입 취지가 이명박 정부 들어 실종됐음을 뒷받침해주는 결과다.
또 초빙교장제를 통해 교장 자리를 차지한 현직 장학사, 장학관이 올해만 28%나 되는 등 이 제도가 전문직을 위한 잔칫상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상학교 18개교 중 12개교가 '나홀로' 응모
시교육청이 안민석 민주당 의원에게 건넨 '교장공모제 시범 실시 현황'을 보면 올해 서울지역 초빙교장제 대상 학교는 18개교(초등 11개교, 중등 7개교)였다. 초빙교장제는 교장공모제 유형 3가지 가운데 하나인데 교장자격증 소지자에게만 응모자격을 주는 제도다. 초빙교장제 이외에 교사자격증만 있으면 교장에 응모할 수 있는 '내부형'과 교사 자격증이 없는 외부 전문가도 교장에 응모할 수 있는 '개방형'이 있다.
3월 31일 시교육청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대상 학교 가운데 67%인 12개교(초등 10개교, 중등 2개교)에서 응모한 후보자가 한 명씩밖에 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후보자들 사이에 응모 학교에 대한 사전 조정이나 나눠 먹기식 담합 의혹이 생길 수도 있는 대목이다. 이렇게 된 까닭은 교장자격증 소지자로만 지원 자격을 국한함에 따라 인력 풀이 막힌 탓이다.
지난 2007년 교장공모제를 처음으로 도입한 참여정부는 교장 자격증 소지자는 물론 15년 이상의 교직 경력을 가진 교사들도 응모할 수 있는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적극 추진한 바 있다. 반면 올해 서울시교육청은 내부형 공모제를 단 학교도 실시하지 않는 대신 초빙교장제로만 공모제를 운영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응모한 분이 고작 한 명이이서… 학교운영위원회에서 후보자를 걸러 3배수를 교육청에 추천해야 하는데, 이를 대부분의 학교가 지키지 못했다"면서 "교장자격증 소지자만 응모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니까, 자원 자체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직 교장 진출 러시, 초빙교장제... 인사비리 생길 수도
초빙교장제를 이용해 장학사와 장학관들이 교장으로 진출한 경우도 5개교나 됐다.
초등학교의 경우 3개 학교(1개교는 2명이 응모했지만 비 장학사 출신이 중도 포기) 모두 단독 응모해 교장이 됐다. 초빙교장제가 인사비리로 눈총을 받고 있는 전문직들의 교장 전직 수단으로 전락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형태의 인사비리가 생길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정병오 좋은교사운동 대표는 "초빙교장제는 인력 풀 자체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교장자격증 가진 이들의 자리 바꿔치기와 임기연장 수단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인력 풀을 늘려 공정경쟁을 통해 학교 구성원들이 바람직한 교장을 뽑는 길은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실시하는 것뿐"이라고 제안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