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는 교육만'에 일부선 '법대로'맞서
교육부 어정쩡…교감·영양사가 맡기도
학교내 정수기나 저수조 및 실내공기질 문제를 누가 담당할 것이냐를 두고 마찰이 계속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교사들에게 화장실 관리까지 맡긴다며 교직단체가 반발하고 있고 일반행정공무원들은 환경위생관리는 법에 명시된 교사의 고유업무라며 보건교사 소관이라며 맞받아치고 있다.
지난해 부터 일선 일선학교에 시행되기 시작한 환경위생 업무담당자 지정을 놓고 교사와 일반 공무원단체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업무 연관성이 높은 보건교사와 영양사, 학교행정실간 힘겨루기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보건교사들은 교사는 초중등교육법에서 학생을 교육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환경위생 관리는 교원이 담당할 사무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일부에서는 정수기등 수질검사는 영양사가 맡아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
반면 행정실장들은 환경 위생관리 업무는 학교보건법시행령에서 보건교사의업무로 명시돼 있다며 이 때문에 보건교사가 담당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맞선다.
교사들은 초중등교육법을 근거로 교사의 고유업무는 환경관리가 아닌 ‘수업’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행정실장들은 법에 명시된 대로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이들 두 집단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일부학교에서는 교감이나 일반교사가 환경위생담당자로 지정되기도 한다. 현행법에서는 학교장이 교직원중에서 환경관리자를 지정하도록 되어있다.
한솥밥 먹는 교직원들이 학교환경위생관리자 지정에 민감 하게 반응하고 나선것은 무엇보다 관할업무가 예전과는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넓어지고 세분화된데 따른 것. 특히 사고발생때 책임소재 문제와 직결된다는 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교육부가 지난해 펴낸 학교환경 위생 및 식품위생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실내 환기부터 화장실 위생까지 무려 26개분야를 점검 관리해야 하는 것으로 크게 늘어났다.
교실 채광은 물론 온도와 습도, 미세먼지, 라돈, 석면, 오존, 진드기등 공기질문제와 상하수도, 화장실 청결, 먹는물 유지관리와 쓰레기 배출까지 다루도록 돼 있다.
교육부는 현재 학교환경위생 관리자 지정을 둘러싼 갈등에 대해 뚜렷한 방침을 정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학교장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일뿐 교육부가 나설 일이 아니라는 원칙론만 되풀이 하고 있다. 일선학교에서 교원과 행정직원이 협력해 환경위생업무를 추진하도록 하라는 것이 고작이다.
학교환경위생관리자 지정은 지난해 12월 현재 전국 초중고교의 94.5%정도에 배치가 완료됐다. 이들중 보건교사가 43.5%로 가장 많고 일반교사 28.1%, 행정실 24%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환경관리자 지정이 그만큼 학교 현장에서 치열한 갈등이 빚고 있음을 반증해준다.
학교행정실 지정을 거부해온 서울시교육청 공무원노조는 조만간 열릴 단체교섭때 학교 환경관리자 지정에서 행정실장을 제외하는 방안을 공식 의제로 채택할 방침이다.
전종근위원장은 정부가 학교환경위생관리를 위한 기본 방향조차 제대로 잡지못해 갈팡질팡 함으로써 학교 구성원들간 갈등만 조장하고 있다며 교육부에 일차적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장재훈 기자
highway3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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