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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내고, 사실상 그대로 받는` 수준의 개악안으로 평가받았던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에 대해 국회 차원의 재수정이 추진된다. 개정안을 심의 중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공무원 기득권을 줄이는` 방향으로 법안 내용을 개선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현재 법안이 '연금을 개혁하고도 국민 세금으로 충당될 적자 보전금이 10년 후 5배로 늘어나게 돼 땜질에 그쳤다'는 비판을 받았던 만큼 이번에는 연금 수급 구조를 획기적으로 뜯어고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연금제도발전위원회(발전위) 개편안을 그대로 반영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이 지난 정기국회에 제출됐으나 국회 행안위에서 재수정을 요구하며 법안을 되돌려보냈다.

조진형 국회 행안위 위원장은 매일경제신문과 한 전화통화에서 '정부안은 제도를 개혁했다고 하면서도 적자 해소에는 턱없이 부족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며 '이를 지금의 국민정서상 수용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에서 여야 합의로 법안 재수정을 정부 측에 요구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조 위원장은 '공무원들이 더 많은 양보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정부안보다 상당 수준 진전된 법 개정을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조 위원장은 '2월 임시국회에서 행안부 수정안을 바탕으로 공무원연금법 개선 논의를 본격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법안대로 공무원연금제도가 바뀌더라도 세금으로 부담하는 적자보전금은 현재보다 오히려 늘어나 2018년에는 지금보다 무려 5배 많은 6조129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게 발전위 측 추정이다.

국민연금의 격차를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더 벌려놔 국민연금과 형평성 논란도 비등했다. 연금지급액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는 지급률의 경우 개편 전에는 공무원연금이 국민연금에 비해 1.4배 높은 수준이었지만 개편 후에는 1.9배로 격차가 오히려 확대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거 전례로 볼 때 연금 개혁은 첨예한 이해관계가 얽혀 논의를 이끌어내는 것 자체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 만큼 여유를 갖고 국민이 만족할 만한 개혁 성과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연금 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발전위 관계자는 '1995년과 2000년에도 공무원연금 개혁이 추진됐지만 시늉만 하다 말았다'면서 '이번이 공무원연금의 재정 파탄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에 좀 늦어지더라도 제대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일경제] 배한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