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하게 말하지 않겠습니다. 행정실장의 직위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은 그들을 비난하려거나 역할을 폄훼하려는 의도가 전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들 중에는 여전히 아직도 자신이 사용자인양, 사용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지위인양 하며, 기능직의 상관(상사)으로 여기며 노동자이기를 거부하고 노동조합 활동에 불쾌감과 거부감을 갖는 이들이 많습니다. 또한 법률적인 권한도 제대로 부여하지 않으며 행정실장을 사용자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무늬만 사용자로 적당히 길들이려는 불순한 의도가 없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잖습니까? 이에 노동자임을 자발적으로 깨닫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 외람되지만 알려주고 싶은 심정일 뿐입니다. 우리는 다 같은 노동자 아닙니까?
초중등교육법상 학교의 관리자(감독적 직위)는 부인할 수 없이 교장과 교감이며, 행정실과 행정실장은 법령에 근거도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다만 교육규칙으로 상위법령에 근거도 없이 “행정실장”이라고 하고, 행정실 소속직원에 대한 감독권마저 부여하는 곳이 있는데 아무리 법률의 수권없이 이루어지는 행정권의 당연한 권능으로 교육규칙을 정한다고 하더라도 상위법령이나 행정법의 일반원칙을 위반하여 규칙을 제정할 수 없는 것이므로 위법한 행정행위가 되어 무효이거나 취소할 수 있는 행정행위가 되는 것입니다.
교육규칙이나 위임전결사항을 전가의 보도처럼 아무렇게나 휘두른다면 못할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법률의 근거없는 권한의 위임은 무효입니다. 감독적 직위의 공무원이 발하는 직무상 명령(당직, 출장, 시간외, 휴가 등)을 권한이 없는 자에게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위임전결 처리하도록 함은 행정의 ABC도 모르는 무분별한 행위랍니다.
초중등교육법상 보직교사를 둘 수 있는데 그렇다면 보직교사는 위임전결을 통해 다른 무보직교사에 비해 감독적 직위가 인정됩니까? 일반교사를 지휘감독 하나보죠? 학교에서 총괄적인 책임과 지도감독권은 교장에게 있고 1차적으로 교장을 보좌하는 교감이 교직원에 대한 감독권이 있는 것입니다. 단지 편의를 위해 소위 행정실 소관업무에 대해 권고호칭(회보2005-83호, 교육부 지방교육혁신과-1807호)상 “행정실장”에게 권한없는 위임을 하여 처리케 하는데 정부의 유권해석상에도 6급이하 단독배치 행정실장은 감독적 직위가 아니라고 확인되지 않았습니까?
다수의 행정실장들은 왜 굳이 감독적 직위임을 인정받고 싶어 하는지 도대체 이해가 안 된답니다. 보안업무시행세칙(교육부훈령 제738호)에 보안담당관은 보안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장으로 되어 있는데 학교에 법령에 근거한 부서로 “행정실”이 있습니까? 예방소방업무처리규정(소방방재청훈령 제41호)에 감독적 직위의 공무원으로 “행정실장 이상의 직위에 해당하는 자”로 규정하였는데 소방방재청훈령은 자기네 내부적인 효력이 있을 뿐 대외적으로 구속력은 없는 것입니다. 즉 무슨 근거로 그렇게 했는지 모르지만 자기네 업무편의를 위해 설정한 이해할 수 없는 훈령입니다.
일부 시도에서 상위법령의 근거도 없이 교육규칙으로 “행정실장”이라는 보직을 만들어 직급에 관계없이 행정실 소속직원에 대해 감독적 직위를 부여하고, 행정실장이 다른 행정직원에 대한 소속상관이라는 규정까지 만들어 노조가입을 못하게 하려고 하는지 참 하품이 납니다. 지휘감독권은 아무렇게나 위임하거나 부여할 수 없는 것이며, 이미 정부의 유권해석이 있는 마당에 뭐하자는 것인지 어이가 없습니다.
행자부의 공무원복무제도 해설서에 직무명령의 요건은 정당한 권한을 가진 소속상관이 발하는 직무에 관한 명령이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학교에서 직원을 지도감독할 수 있으며 정당한 권한을 가진 명령권자는 누구입니까? 교장과 1차적으로 교장을 보좌하여 교무를 관리하는 교감입니다. 소위 행정실에 근무하는 우리 모두는 노동자입니다. 업무적으로 상호 협조관계이며 수평적인 노동자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행정실장의 실질적인 역할을 모두 부인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름대로 학교에서의 지위와 역할을 존중합니다. 그러나 동등한 입장의 노동자라는 기본적인 인식을 망각해서는 안 되겠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물론 제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비난할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직급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행정실장이 감독적 직위의 공무원이고 기능직의 상관이라면 마땅히 노조가입자격은 상실하게 될 것이며 노조활동은 금지되고 말 것입니다.
더군다나 법령에 “행정실”설치근거 및“행정실장”직제를 만들어 감독적 직위의 공무원임을 인정하고 직책급 업무추진비까지 주게 된다면 어떤 짱구가 노조가입을 허용하고 노동조합활동을 보장하겠는지요? 안 그렇습니까?
만약에, 혹시라도 여러분이 사용자라면 그래도 노조가입을 허용하고 노동조합활동을 보장하시겠습니까? 더 이상 오해는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단결! 투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