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2월 5일 (화) 05:38 중앙일보
신규 공무원 보험료 30% 덜
내고 퇴직 후 연금은 절반으로
[중앙일보 김영훈.최현철] 공무원연금제도발전위원회의 시안대로 공무원연금제도가
바뀌면 공무원 사회에는 일대 변화가 일어난다. 공무원의 장점 중 하나인 연금 혜택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공무원연금제도의
개선에 시동이 걸리면 비슷한 구조인 사학연금이나 군인연금제도의 변화도 예상된다. 국회에서 국민연금법 개정안 통과 이후
제기된 국민연금과 특수연금 간의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퇴직 후 연금 액수가 줄어드는 만큼
공무원노동조합의 반발도 거셀 전망이다.
그래서 국회가 관련법을 개정하기까지는 진통이 클 것으로 보인다.
◆ 어떻게 바뀌나=신규 공무원은 기존 공무원에 비해 연금 보험료를 덜 내는 대신 연금도 덜 받게 된다. 현행
공무원연금은 월 소득의 70~75%인 보수월액을 기준으로 공무원 본인이 8.5%의 보험료를 낸다. 나머지 8.5%는 정부가
낸다. 반면 국민연금은 월 소득의 4.5%를 근로자가 내고, 기업이 4.5%를 낸다. 월 소득이 200만원이면 공무원의
본인 부담은 월 12만7500원, 일반인은 9만원이다. 그러나 시안이 시행되면 공무원도 9만원을 내게 돼 보험료가
30%가량 줄어든다.
받는 돈도 줄어든다. 국민연금은 생애 평균 소득을 기준으로, 공무원은 퇴직 전 3년간의
월급을 기준으로 연금을 받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렵다. 그러나 한국경제연구원의 '연금 이렇게 바꾸자' 보고서에 따르면
33년간 보험료를 냈을 경우 공무원은 민간 기업 근로자보다 최대 두 배의 연금을 받는다. 시안이 시행되면 공무원도 민간
기업 근로자와 똑같은 수준의 연금을 받게 된다.
혜택이 줄어드는 공무원에 대한 보완책도 있다. 공무원의
퇴직금 격인 퇴직수당은 민간 기업 퇴직금의 35~40% 수준이다. 이 때문에 공무원 연금 수령액을 줄이면 역차별이 생길 수
있다. 이에 따라 시안은 공직사회에도 민간 기업과 같은 퇴직연금제를 도입하도록 하고 있다. 추가적인 노후자금 마련 제도도
생긴다. 공무원과 정부가 반씩 갹출해 기금을 조성해 돈을 굴릴 수 있는 길을 터준다는 것이다.
◆ 왜
바꾸나=공무원연금은 1993년부터 거의 매년 적자를 내고 있다. 적자는 정부가 국민 세금으로 메워왔다. 올해는
8500여억원을 지원할 예정이고, 내년에는 그 규모가 1조4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대로 가면 2050년에는
100조원의 정부 보조금이 필요하다. 또 국민연금 개혁을 위해선 공무원연금 개혁이 불가피하다. 공무원은 그대로 두고,
국민에게만 허리띠를 졸라 매라고 요구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 다른 방안은 없나=위원회는 시안 외에 두
가지 안을 함께 제시했다. 현행 제도의 틀은 유지하면서, 연금 지급액을 단계적으로 줄여 재정 부담을 완화하는 2안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3안은 기존 공무원은 공무원연금을 적용하되, 신규 공무원은 국민연금에 가입시키는 안이다. 가장 확실한
개혁방법이다. 그러나 보험료 수입이 확 줄어들어 퇴직 공무원에게 줄 연금을 정부 재정으로 마련해야 하는 부담이 커진다.
공무원 노조의 반발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노조 측은 "보수와 퇴직금이 일반 기업보다 적은 현실을
무시하고 공무원연금법을 개정한다면 총력투쟁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김영훈.최현철 기자
filic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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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제도발전위원회=공무원연금제도 개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7월 출범한 행정자치부 자문기구. 학계 등의 연금 전문가,
시민단체, 일부 공무원 단체 등 모두 21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최현철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chdck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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