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방과후학교가 사교육시장에 블루오션으로 뜨고 있다. 방과후학교가 노는 토요일까지 수업할 정도로 확대되었다. 정부의 사교육 억제 정책은 사실상 실패했다. 방과후 학교는 사교육 시장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사교육시장을 학교로 확장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사교육 시장의 경쟁은 최근 몇년간 과잉 상태였고 새로운 시장이 필요했다. 학습지 시장을 주름잡던 교육기업들이 학교로 진출할 필요성이 확대되었고, 학교의 학원화를 부추기는 학교자율화 조처가 이에 화답하였다. 정부의 '사교육시장 억제' 논리는 교육기업의 학교 진출을 촉진하는 논리일 뿐이었다.

2. 정부가 교육 비리를 척결하겠다고 설득력 없는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학교장 비리를 근절하겠다고 교장공모제를 확대하지만, 교장자격증 소지자들의 자리 지키기에 지나지 않는다. 교장 자격증이 없는 평교사들의 학교장 진출이 허용되는 내부 개방형 공모제(또는 교장선출보직제)는  거의 없다시피 하다. 그러면서 학교장의 권한은 더욱 강화하고 있다. 교장의 비리를 근절하겠다고 한다면 교장의 권한을 분산하고 견제할 장치를 마련해야 하는데, 정부의 정책은 오히려 교육비리를 확대하는 '학교장자율화'를 강화하고 있다.

3. 검찰의 교육비리 수사는 공정택 라인을 부분적으로 손보는 선에서 끝날 것 같다. 교육비리를 근본으로 척결하기에는 그 뿌리가 너무 깊고 넓다. 교육비리의 핵심에는 학교장이 있다. 정부의 학교자율화 조처는 학교장의 견제 받지 않는 권한을 확대하는 것이다. 그래서  학교장 비리 근절 방안과 역행하는 정책인 것이다. 결국 검찰의 교육비리 수사는 공정택라인을 희생양 삼아 학교장자율화와 귀족교육 확대 정책을 밀어붙이고, 김상곤 경기교육감 바람을 차단하는 대책을 마련하는 알리바이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인 듯하다.

4. 신임 서울시교육감 권한대향은 교과부에서 학교자율화추진관이었다. 학교 방과후학교를 교육기업에 개방하는 것을 주도하고 교장권한을 강화하는 것을 최전선에서 진두지휘한 분이다. 이런 분이 교장 비리 근절 방안을 제대로 수립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최근 서울시교육청 직원들을 쥐어짜고 있는 모습에서, 이명박 정부 초기의 '어린쥐' 정부 시절에 조기 출근과 휴일 근무 지시를 보는 듯하다. 신임 서울시교육감 권한대행은 정부의 학교자율화 조처가 학교 비리를 촉진하였음을 반성하고 남은 3개월 임기를 자중하며 보내기를 바란다.